이런 회상 느낌을 만들고 싶을 때 화면 전체를 흐리게만 하면 그냥 안 보이는 영상이 되기 쉬움. 여기선 흐린 장면 사이에도 붙잡을 게 하나씩 있음. 뛰는 사람의 실루엣, 겹쳐진 얼굴, 밤길을 가르는 불빛 같은 것들!
편집할 때도 먼저 “이 컷에서 기억에 남길 건 뭔가?”를 고르고, 그 주변에 다른 장면을 겹치는 식으로 해볼 만함. 전부 선명할 필요는 없지만 시선이 머물 곳까지 사라지면 이 느낌이 안 날 것 같음ㅎㅎㅎ
영상에 추억 필터 씌운 것 같은데, 자세히 보면 ‘예쁜 색보정’으로 끝나는 편집이 아님..
해변에서 뛰는 사람 위로 다른 얼굴이 겹치고, 밤거리 불빛은 화면을 길게 가로지름. 장면이 바뀌어도 앞 장면의 빛이 잠깐 남아 있는 느낌이라 자꾸 다시 보게 됨;;
이 편집이 묘하게 먹히는 건 인물을 끝까지 또렷하게 보여주지 않아서인 듯. 누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설명하기보다, 함께 뛰던 순간이나 지나간 밤의 분위기만 남김. 영상인데 기억 떠올릴 때처럼 장면들이 뒤섞이는 거.. 느좋이다